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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히토미 작성일21-03-20 11:41 조회3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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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타임즈 폐업 1] 창간 25년만에 폐업…편집권침해·임금체불·교단정치로 얼룩져
내부자정·비판 용납 않는 교계 분위기…감독회장 “재창간 하더라도 교단과 독립해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종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는 일이다.

영화 '아거니 앤 엑스터시(고뇌와 환희)'에는 화가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창세기의 아홉 장면을 그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5년의 작업 끝에 미켈란젤로가 천장벽화를 완성하자 감탄한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말했다. "신의 뜻이 실천되는 과정은 참 이상도 하지. 우리가 그의 도구가 된 것을 자랑으로 여기세" 함께 천장화를 보던 미켈란젤로가 답했다. "저건 그저 색칠한 천장입니다, 교황님" 교황은 다시 말한다. "아냐, 그 이상이지"

영화에는 미켈란젤로가 직업인으로서 교황에게 돈을 더 받아내는 협상과정이 자세히 나온다. 미켈란젤로에게 천장벽화는 돈 받은 대가로 그린 작품일 뿐이지만 교황은 그림에서 신의 뜻을 찾는다. 이처럼 종교는 비이성적인 면이 있다.


▲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벽화 중 하나인 '천지창조' 미켈란젤로는 교황 율리우스 2세 명을 받고 예배당 천장에 창세기의 아홉장면을 그렸다.


나무로 된 십자가가 있다고 하자. 땔감으로 쓰기엔 소박한 열십자 모양의 나무토막에 불과하지만 성직자란 그것만으로 전지전능한 신과 신의 아들인 예수, 예수의 가르침을 함께 보는 사람이다. 십자가 앞에 두손 모은 교인들에게 하나님은 희망이자 욕망이다.

목사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도사·목사고시 등을 거쳐 얻는 자격증에 불과하지만 교인들은 목사에게서 신의 모습을 함께 본다. 신이 강력한 이유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을 때 역설적으로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믿을 수 있어서다.

절대권력의 아우라를 가진 존재를 비판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절대자를 인정하는 공동체는 수평보단 수직질서에 익숙해지고, 다수가 합의한 기준도 절대자의 말한마디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합리적 토론이 어렵고, 교계 내에서 사회적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배경이다.

감리회의 문제적 인물

목사를 비판하는 교단지를 꿈꿨다

이질적인 존재로 생각해오던 '목사'란 존재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8년 4월이었다. 따뜻한 봄날 오후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두꺼운 겉옷을 입고 있었다. '감리교'라고 부르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단지 기독교타임즈에서 해고당한 신동명 기자였다. 그의 첫인상에선 고정관념 속 '목사님'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살짝 날티나는 쪽에 가까웠다.

"기자로서 취재 고민만 하고 싶다"(2018년 9월14일)던 그의 말이나 2017년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에서 상을 받은 교단내 금권선거 비판기사 등을 보면 '기자가 맞구나' 싶었다. 그가 신문구독과 광고까지 챙겨야 했던 모습을 보면 편집국장과 광고부서 직원이기도 했다. 대출받아 신문을 만들며 야근을 밥먹듯 할땐 교회에 흔히 있을법한 자원봉사자 같았다. 억대의 임금체불 탓에 밤새 육체노동 현장에 뛰어다닌 이야기를 들을 땐 다섯식구를 책임지는 아버지의 무게감도 전달됐다.파워사다리

감리회나 교계언론에서 그는 문제적 인물이다. 기독교타임즈 구성원들은 지난 2008년말부터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교단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감리회 내부분열에 이어 기독교타임즈 내부 횡령의혹 등 이른바 '감리회사태'가 이어지던 2011년 기독교타임즈는 교계에선 이례적으로 노조를 만들고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에 가입했다. 이때 신 기자는 노조위원장(기독교타임즈분회장)을 맡았다. 교권과 금권에 휘둘리다 무너진 공공성을 노조가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 신동명 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분회장(오른쪽). 사진=기독교타임즈분회


신 기자는 교계 소식만이 아닌 교계 안팎의 소식을 다루고 싶어했다. 감신(감리교신학대학)·목원·협성 등 출신 신학교로 파벌지어 싸우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며 비목회자를 기자로 채용하고자 했다. 감리회 교회법 '교리와장정'에는 교단지의 목적을 '홍보'와 '창조적·예언자적 사명수행' 등으로 규정했다. 후자에 방점을 두고 교단지도 교계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발행인을 비판할 수 있다는 마인드는 교계에서 찾을 수 없었던 행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물론 윗선의 목사들은 '홍보'역할만을 요구했다. 신 기자를 비판하는 이들은 그를 '무서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2011년 노조 만들 때 함께했던 기자들이 다 떠난 걸 그가 동료를 무섭게 대한 증거라고 했다. 한 기자는 "신 기자의 저널리즘 열정은 인정하지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기자에 대한 압박은 굉장하다"며 "자신이 불리할 땐 노조탄압·언론탄압을 주장하고 또 필요할 땐 관리자 입장에 선다"고 비판했다. 감리회에 날을 세운 것에 대한 원망도 섞여 있었다.

원칙이 무너진 교계질서

감시자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

교단정치에서 벗어나고 싶다던 신 기자는 감리회 내부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의 기사를 보면 감리회의 최고책임자인 감독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온 목사가 각 지방 소집책에게 돈(인당 30만~100만원)을 뿌렸다. 문제는 전명구 당시 감독회장이 법원에서 직무정지 결정을 내리는 등 목사로서 부적절한 모습이 드러났는데도 일부 목사·장로가 이를 자기정치에 활용하고 감리회 구성원 다수가 이에 침묵했다는데 있다.

금권선거 보도와 함께 교단 비판기사가 더 있었다. 결국 신 기자 등은 2018년 4월과 2019년 2월 두차례 해고됐다. 두번 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임을 인정받아 구제받았다. 혼돈 속에서 기자들은 신 기자 쪽(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분회)과 장현구 전 편집국장 쪽 기자들(기독교타임즈노조)로 양분됐고, 한때 이들이 같은 제호로 각각 신문을 내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서로는 서로의 신문을 '불법신문'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 선거로 취임한 전명구 감독회장이 법원 결정으로 직무정지되면서 직무대행체제가 이어졌다. 기독교타임즈노조 쪽 기자들은 전 감독회장, 신 기자 쪽 기자들은 직무대행과 결탁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편집권 침해 논란 당시를 제외하고 기독교타임즈에선 비판기사를 거의 찾기 어렵다. 나중엔 신 기자 포함 두명이 신문지면을 채워내는 것도 벅찬 수준이었다.


▲ 감리회 교단지 기독교타임즈. 사진=기독교타임즈


법원에선 지난해 11월 전명구 감독회장의 당선과 선거자체를 무효(애초 없었던 일)로 판단했고, 직무대행을 역임했던 이철 목사가 지난해 10월 새 감독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철 감독회장 취임 두달 만에 감리회는 적자 등을 이유로 기독교타임즈를 폐업(폐간)했다. 2021년 새해 시작과 함께 두 노조의 기자들은 각각 수천만원에서 억대(기자들 주장)의 임금체불 상태로 일자리를 잃었다. 감리회는 임금체불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3년째 해결을 미루고 있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기자들이 진짜 감리회 지도부와 결탁하는 등 생존논리로 내부정치를 했다면 지금처럼 됐을까"라고 반문했다. 한 기자의 표현대로 "하나님 이름을 거들먹거리며 대통령보다 더 대단한 권세를 부리려는 목사들", "대기업 회장님 버금가는 목사들과 뼈대 있는 집안의 금수저 목사들", "다수를 점유한 유서 깊은 신학교 출신자들" 틈에서 비판언론의 설 자리가 있었을까. 그 기자는 "차라리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탐사보도"하는 게 나을 정도라고 한탄했다.

전원이 해고 등 징계를 받은 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분회 소속 기자 6명이 2018년 4월 첫 노보를 펴냈다. 노보에서 변상욱 전 CBS 기자는 "나는 부끄러워하고 자기 몸에 새겨지는 상처를 견뎌야 했던 노조원들 편에 서고자 한다"며 기자들을 지지했고, 이진성 당시 언론노조 CBS지부장은 노보 발행에 대해 "교계 언론운동에 새 지평이 열렸다"고 환영했다. 이들의 바람과 달리 40쪽짜리 첫 노보는 유물이 됐다.

폐업 이후 신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좀 타협하고 적당히 했으면 힘든 일을 안 겪었을까"라며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데,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신 기자가 강조했던 것처럼 '기독교타임즈의 주인이 감독회장일 수 없다'는 말은 시기상조였을까.

이철 감독회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교단지 재창간 계획'에 대해 "조금 상황을 보고 연구 중에 있는데 재창간을 하더라도 교단과는 독립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선 "옛날에 생긴 문제"라며 "정리하는 과정이 있다"고 답했다.

3년 가까이 기독교타임즈와 감리회를 취재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교단 내부의 진흙탕 싸움을 이해하는 일이었다. 엇갈리는 주장과 인신공격 속에서 실체적 진실을 더듬어 가는 과정은 소모적이었다. 크게는 감독회장파와 반감독회장파, 깊이 들어가면 더 복잡한 세력 갈등이 기자들의 생사여탈권과 무관치 않아서다.

다음 기사에선 교단지가 어떤 현실에 발딛고 서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2018년 5월부터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기사와 관련 기고.

기독교타임즈는 왜 편집국 기자 전원을 징계했나

기독교타임즈 해고사태로 본 교단지 개혁

예수는 '갑'의 횡포에 무섭게 저항했다

감리회 감사보고서 "기독교타임즈 휴간 후 대책수립해야"

감리회 특별감사, 기독교타임즈 사장의 '기자 탄압' 지적

기독교타임즈 해직기자 2명 복직

기독교타임즈 기자 전원복직…언론노조 "부당인사 철회 환영"

기독교타임즈 이사회 "기자 복직 절차상 하자" 논란

기독교타임즈 기자 "취재 고민만 하고 싶다"

기독교타임즈 기사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독교타임즈 기자 6개월 만에 다시 해고

기독교 교단지 유일 노조의 '보이지 않는 길'

나를 두 번 해고한 사이비 목사들

노동청 때문에 1년치 임금이 날아갔다

노동청 미온대처, 청산해야 할 적폐다

기독교타임즈 기자들 두 번째 해고도 부당해고 판단

체불임금 10명 중 해직기자 3명만 외면한 서울노동청

기독교타임즈 기자들 두 번째 "부당해고", 복직되나

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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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1988년 13대 총선서 김종인, 신인 이해찬에 ‘敗’…백전노장들 또 혈투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이해찬과 김종인이 또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인다. 무대는 4.7 재보궐선거판이다. 지난해 8월 당 대표 임기를 마치고 정계를 떠났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를 3주일 앞두고 사실상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잠행하던 이 전 대표는 재보선에서 여당의 위기가 고조되자 최근 방송과 유튜브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권의 ‘장외 구원투수’ 역할을 하면서 야당의 사령탑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또 한번 보이지 않는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두 사람의 선거 대결 인연 혹은 악연은 33년이나 된다.FX외환거래

‘전략가’ 이해찬, 선거 3주 앞두고 등판…與 구원투수


지난 17일부터 방송과 유튜브에 잇따라 출연한 이 전 대표는 여권의 가장 큰 악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해 “어쩔 수 없는 현실”, “윗물은 맑아졌는데 바닥에 가면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 등의 언급을 하며 정부여당 책임론을 희석시켰다.

또 이번 선거의 의미를 “서울·부산 시민들의 생활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하고 경제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의 원죄로 치르는 선거’라는 여당 심판론 프레임이 다시 한 번 환기되자 ‘민생’으로 프레임을 전환해 “여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내가 우리나라에서 여론조사를 제일 많이 해본 경험자”라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객관성·신뢰성이 없는, 국민을 호도하는 여론조사”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서 밀린다고 포기하지 말고 투표에 집중하라’는 지지층 결집 메시지다.

비록 '장외 지원사격' 형태지만 이 전 대표 워딩의 영향력은 여전히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MB(이명박 전 대통령) 키즈”로 규정하면서 “MB는 국가 상대로 해먹은 것이고, 오세훈은 시 상대로 해먹은 것”이라고 원색 비난한 뒤,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도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MB 아바타’로 부르며 공세를 이어갔다.

또 이 전 대표가 서울·부산시장 공약과 관련해 “나같으면 시민들한테 10만원씩 나눠주겠다”고 제안하자 박영선 후보는 바로 다음날 서울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의 재난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19일 진보진영의 대표 스피커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하며 사흘 연속 공개적인 발언을 이어간다.

반대편 국민의힘 사령탑은 김종인…단일화 구도 반전


반대편에서 국민의힘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사실상 좌지우지해왔다. 당내외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어쨌든 안 후보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단일화 구도를 반전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두 노장의 승부는 이번 서울시장 보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물론 이 전 대표가 장외에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백전노장’들의 프레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해찬-김종인 두 사람의 '악연'은 33년 전인 지난 1988년 제 13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당(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김 위원장은 무명의 신인에 가깝던 이 전 대표에게 패했고, 이후로 한 번도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16년 제 20대 총선 당시엔 이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시키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민주당에 복당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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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채흥 이탈'로 그림자 진 삼성... 대체 투수 절실하다
기사입력 2021.03.20. 오전 09:36 최종수정 2021.03.20. 오전 09:3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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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양창섭-허윤동-이승민 3파전 속 김대우-장필준 다크호스

[양형석 기자]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는 2015년 통합 5연패가 좌절된 후 2016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삼성 구단 역사에서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시즌이 총 10회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5년은 '구단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라고 표현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삼성이 8위,9위 같은 순위를 찍은 것도 2016~2020년이 처음이다).

삼성은 길었던 암흑기를 끝내기 위해 FA시장에서 거포 1루수 오재일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삼성은 시범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커다란 악재를 만났다. 작년 11승6패 평균자책점3.58을 기록하며 국내 선수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던 토종 에이스 최채흥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 내복사근 파열 부상을 당한 최채흥은 약 8주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에이스가 부상을 당한 만큼 삼성의 허삼영 감독은 최채흥의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선발투수를 낙점해야 한다. 최채흥의 부상은 삼성에게는 분명 큰 악재지만 선발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시즌을 준비했던 나머지 투수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최채흥의 빈 자리를 메우며 올 시즌 초반 삼성 선발진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될 선수는 누구일까.

부상 후 구속 증가, 슈퍼 루키의 화려한 부활?

최채흥과 양창섭은 지난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1차 지명과 2차1라운드(전체2순위)로 나란히 삼성 유니폼을 입은 입단동기다. 최채흥은 빠른 공을 가진 좌완 유망주로, 양창섭은 2년 연속 덕수고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며 MVP에 선정된 '즉시 전력감'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삼성 팬들은 두 선수가 나란히 삼성의 마운드를 이끄는 핵심투수로 성장해 주길 기대했다.

최채흥도 입단 첫 시즌부터 8경기에서 4승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최채흥보다 먼저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투수는 양창섭이었다. 양창섭은 루키 시즌부터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19경기에 등판해 7승6패5.05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프로 입단 첫 시즌 29홈런84타점108득점을 기록한 강백호(kt위즈)라는 '괴물타자'가 없었다면 신인왕을 노리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하지만 루키 시즌 이후 두 선수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채흥이 2년 차 시즌 106.2이닝을 던지며 삼성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오른 반면에 양창섭은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인대가 손상돼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최채흥은 3년 차 시즌 11승을 올리며 삼성의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지만 2019 시즌을 통째로 쉰 양창섭은 작년에도 1군에서 6.2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허삼영 감독 역시 작년 양창섭을 무리해서 투입하지 않았다).

양창섭은 올 시즌 2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풀타임 시즌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시즌 초반 입단 동기 최채흥이 빠져 나간 자리를 메워야 하는 새로운 임무를 얻었다. 경쟁자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지만 2018년의 구위를 회복한다면 양창섭이 가장 먼저 기회를 얻을 확률이 높다. 양창섭 역시 올해 부상 후유증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다시 삼성 마운드의 미래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양창섭은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시속 147km의 강속구를 던지며 부활에 대한 희망을 높였다. 2018년 양창섭의 속구 평균구속이 시속 141.1km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술 후 구속이 더욱 빨라진 셈이다. 이미 루키 시즌에 선발투수로 좋은 활약을 했던 경험이 있는 양창섭이 더 좋아진 구위로 선발진에 복귀한다면 수술 전보다 나아진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두 명의 좌완 유망주와 베테랑 투수들도 가세

작년 KBO리그는 '슈퍼루키' 소형준(kt)의 돌풍이 매우 거셌다. 소형준은 이강철 감독의 관리를 받으며 규정 이닝을 채우지 않았음에도 시즌 13승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차이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소형준이 다녔던 유신고에는 소형준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유신고와 청소년 대표팀의 마운드를 이끌었던 좌완 투수가 있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전체5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허윤동이 그 주인공이다.

허윤동은 소형준이나 이민호(LG트윈스)처럼 붙박이 선발로 활약하진 못했지만 삼성 마운드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만약 작년 시즌 삼성의 성적이 좋았다면 허윤동의 활약도 더욱 빛났을 것이다. 2승1패4.80의 성적은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11번의 등판을 모두 선발로 출전하면서 귀중한 마운드 경험을 쌓았다. 부상 당한 최채흥과 같은 좌완이라는 점도 시즌 초반 허윤동의 선발 활약을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대구고 2학년 때 전국대회 2관왕 주역으로 활약했던 2년 차 좌완 이승민도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74cm79kg으로 체격이 크지 않고 구속도 썩 빠르지 않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겁 없이 타자들을 상대하는 배짱이 돋보이는 투수다. 아직은 프로에서의 경험이 부족하지만 경기 운영 능력만 더 보완된다면 '삼성의 유희관'으로 성장할 여지가 보이는 유망주다(물론 유희관보다는 약 3km 더 빠른 공을 던진다).

삼성 마운드의 '대신맨' 김대우 역시 최채흥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후보로 손색이 없다. 작년에도 선발 9경기를 포함해 28경기에서 3승7패1홀드5.10을 기록했던 김대우는 선발 자리에 구멍이 생기거나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주로 등판해 빈 자리를 메우는 투수다. 만약 김대우가 최채흥의 빈 자리를 잘 메워준다면 리그에서 흔치 않은 잠수함 투수인 만큼 최채흥 복귀 후에도 선발 자리를 지킬 확률이 적지 않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은 마무리 오승환을 필두로 좌완 임현준과 노성호, 잠수함 심창민과 우규민, 우완 최지광과 이승현,김윤수 등이 불펜진을 형성할 예정이다. 이렇게 불펜진이 구성되면 2017년 마무리, 2018, 2019년 필승조로 활약했다가 작년에 부진했던 장필준의 자리가 애매해진다. 만약 장필준이 80개 이상으로 투구 수를 늘린다면 선발 변신도 고려할 만하다. 장필준은 작년에도 선발 2경기 등판에서 10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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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게임회사들이 인재확보를 위해 개발자들의 몸값 높이기에 나서면서 인건비 증가가 올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산업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 인건비 자체보다는 신작출시효과 등 ‘본업(게임)’이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작 출시가 예정된 기업의 경우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감익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19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분기부터 개발직 인당 1300만원, 비개발직 인당 1000만원씩 연봉을 높인다. 본사 인력이 40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연간 인건비 증가액은 484억원으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1조2090억원)의 4%에 해당한다. 컴투스도 인당 800만원씩 인상했다. 예상 인건비 증가액은 80억원으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의 약 5%다. 넷마블도 3월부터 본사 인력 5000여명에 한 명당 800만원씩 연봉을 높이기로 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의 9.5%에 해당하는 400억원이 들 전망이다.

시장은 실적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작년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낸 넷마블은 실적발표일 이후 10%가량 떨어졌다. 반면 연봉 인상 발표에도 컴투스는 이달 들어서만 12% 올랐고 엔씨소프트도 주가가 보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업종의 연봉 인상 흐름은 투자자 입장에선 부정적 뉴스일 수 있다”면서도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블레이드&소울 2’와 하반기 ‘아이온 2’를, 컴투스도 상반기 ‘서머너즈워:백년전쟁’과 하반기 ‘서머너즈워:크로니클’ 글로벌 출시를 바탕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 전망이라 연봉인상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익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회계처리 방식에 따라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부 게임회사는 인건비를 비용이 아니라 개발비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어 인건비 상승분이 모두 감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건비 상승을 악재로 해석하기보다 산업의 성장 측면에서 ‘선제적 투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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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3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국회사진기자단

4·7 재보궐 선거를 위한 후보자 등록이 3월 18일 시작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입장에서 첫 시작은 쉽지 않다. LH 임직원 투기 의혹은 초대형 악재였다. 나쁘지 않았던 판세가 한순간에 뒤틀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나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둘 중 누가 나서더라도 박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3자 구도로 간다 해도 박빙이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시대전환의 범여권 단일화 경선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3월 17일 박 후보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를 꺾고 단일 후보로 낙점됐다. 하지만 컨벤션효과도 LH 악재에는 기를 못 썼다.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박 후보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LH 특검’과 ‘3기 신도시 토지소유자 전수조사’ 강수를 던졌다. 디지털 도시와 그린 도시 등 간판 공약 대신 지역 밀착형 공약으로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달라진 박 후보의 전략은 지지율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디지털’ 공약의 흥행 부진

“하나는 디지털 서울로의 대전환이고 또 하나는 그린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플러스 그린, 이것이 서울의 방향입니다(3월 12일 JTBC 정치부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 ‘디지털’은 박 후보의 공약을 아우르는 단어다.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슬로건 아래 블록체인(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 기반 스테이블 코인(KS-코인)을 발행과 프로토콜(protocol) 경제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의 공약은 재개발·재건축, 세금 부담 경감 등이 단골소재로 나오는 기존 선거 공약 문법과는 달랐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경험을 녹여내 혁신 이슈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공약에 대한 호평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왜일까.

박 후보의 디지털 공약 가운데 핵심 정책은 KS-코인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원화 가치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로 결제·송금 수수료 없이 서울의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고, 지방세 납부에도 쓸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가치고정형 암호화폐다. KS-코인만 놓고 보면 새로운데 혜택은 익숙하다. 결제·송금 수수료 무료화, 세금 납부는 이미 서울시에서 만든 제로페이와 은행 모바일 뱅킹, 민간 간편 송금·결제 앱을 통해 쓰고 있는 상용화된 서비스다. 류한석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라면 해당 코인이 단독으로 제공하는 혜택이나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KS-코인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 담보 방식으로 발행된다. 서울시가 보유한 원화만큼만 가상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기업 웁살라시큐리티의 김형우 대표는 “서울시가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시 자산이나 세금으로 충분한 예치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로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환영할 만한 공약이지만 서울시민 입장에서 보면 투입 예산 대비 효용성이 낮은 사업이다”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가 제안한 디지털 공약의 한 축은 프로토콜 경제다. 프로토콜 경제는 이른바 ‘참여형 공정경제 시스템’으로 플랫폼에 모인 참여자들이 합의를 통해 정한 프로토콜(규약)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어 갖는 차세대 경제 모델을 뜻한다. 요약하자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조성된 경제 생태계다. 박 후보는 독점 폐해 논란을 빚고 있는 플랫폼 경제의 대안으로 프로토콜 경제를 꼽는다. 예컨대 배달의 민족(플랫폼)의 성장에 기여한 라이더들도 기여도에 비례해 암호화폐(시큐리티 토큰)를 통한 보상 배분을 받는다. 보상 내역과 배분 과정 등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프로토콜 경제에서는 갑과 을이 사라지고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책 <박영선과 대전환> 발췌)

문제는 프로토콜 경제의 필요성이 정작 현장에 스며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정치인의 언어로 프로토콜 경제를 말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종사자들은 프로토콜 경제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말 플랫폼 노동자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직접 우리를 만나 설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LH 투기 의혹, 우세에서 열세로

디지털 대전환 공약이 흥행하지 못한 데는 LH 임직원 투기 악재도 컸다. 이 의혹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박 후보는 3월 12일 LH 사태 관련 민주당에 특검 수사를 건의하면서 “서울시에서 투기라는 두 글자가 다시는 들리지 않도록 제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박 후보의 발언은 강한 워딩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같은 시기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여당에서 강경 대책을 쏟아내 메시지가 분산됐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의 공정을 바로세우는 계기로 만들자”며 한동안 언급하지 않던 ‘적폐 청산’을 다시 화두로 던졌다. 3월 14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LH 임직원의 토지취득 금지’ 조치 발언이 미디어를 도배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박 후보의 특검 제안과 강경 발언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공정에 대한 열망을 어필하고 ‘내 자식 내가 먼저 때린다’는 전략을 택한 것도 현명했다. 다만 효과가 없었다는 게 문제다.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원내 대표까지 다 같은 전략을 취하다 보니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LH 사태 이후 박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월 15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13∼14일 서울 유권자 103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3자 대결에서도 박 후보(33.3%)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35.6%)에게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5.1%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양자 가상 대결에서는 안 후보(55.3%)가 박 후보(37.8%)를 크게 앞섰고 오 후보(54.5%) 역시 박 후보에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는 3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선거운동본부에 참가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의 퇴출을 요구했다. 앞서 거대 담론을 담은 공약을 지우고 지역 공약으로 바닥 민심 잡기 전략으로 선회하려던 박영선 후보 입장에서는 박원순 전 시장 악재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3월 17일 박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박 후보의 사과는 오히려 성난 여론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정의당도 박 후보의 무성의한 SNS 사과를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면 절두산 성지에 두 손 모아 기도할 것이 아니라 기자회견장에 서서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어떻게 짊어지겠다는 것인지 당 차원에서의 명확한 입장을 내놓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마련된 피해자의 자리/ 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프레임에 발목

박 후보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박 전 시장 이슈로 몰렸다. 박 후보는 3월 18일 서울 관악구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뜻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남인순·고민정·진선미 의원을 처벌하거나 캠프에서 퇴출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읽혔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이날 오후 고민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운동본부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고 의원은 SNS에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남인순, 진선미 의원도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 의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의 선거 레이스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2차 가해 논란을 빚은 의원들의 사퇴를 두고 극렬 지지층 사이에서 ‘선거를 위해 박원순을 버렸다’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차원의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 카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약발이 얼마나 먹힐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거까지 20여일이 넘는 반전을 위한 시간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야당도 단일화를 놓고 혼란스럽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LH 투기 악재가 터진 상황에서 늦어도 선거 일주일 전까지는 반전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데 주변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토론에 강점이 있는 후보 개인 역량에 기대 실전 토론 과정에서 지지율 회복을 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파워볼게임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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